60타 치고도 우승 못 했던 이승택, 112경기 만에 KPGA 첫 우승(종합)

60타 치고도 우승 못 했던 이승택, 112경기 만에 KPGA 첫 우승(종합)

세븐링크 0 94 09.02 03:22
권훈기자

렉서스 마스터즈 초대 챔피언…최종일 파5홀에서만 5타 줄여

우승 트로피를 자랑하는 이승택.
우승 트로피를 자랑하는 이승택.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양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장타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 골프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60타)을 가진 '불곰' 이승택이 마침내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이승택은 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KPGA 투어에서 꼭 112경기 만에 이룬, 미루고 미뤘던 첫 우승이다.

렉서스 마스터즈가 올해 신설된 대회라 이승택은 초대 챔피언의 영광도 누리게 됐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체중 100㎏에 육박하는 큰 몸집과 저돌적인 몰아치기 경기 스타일로 '불곰'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승택이 2015년에 KPGA 투어에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첫 우승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국가대표를 지냈고 2017년에는 아시안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수석 합격한 이승택은 2017년 KPGA 투어 티업·지스윙 메가 오픈 최종 라운드 때 12언더파 60타를 때려 지금까지 아무도 깨지 못한 KPGA 코리안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을 세울 만큼 재능은 충분했다.

하지만 아시안프로골프투어에서 장타왕에 오른 장타력에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통할 땐 잘 통했지만, 우승에 꼭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을 넘기지 못해 첫 우승을 자꾸만 미뤄졌다.

준우승만 3차례 했다.

지난 4월 KPGA 파운더스컵에서 고군택과 연장전에서 1.5m 파퍼트를 넣지 못해 땅을 치기도 했다.

이날 강윤석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승택은 1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또다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3번 홀(파5) 버디로 만회한 이승택은 4번 홀(파3)에서 2.5m 버디를 잡아내며 불씨를 되살렸다.

8번 홀까지 1타를 잃은 강윤석과 6번 홀까지 2타를 줄인 김우현, 10번 홀까지 4타를 줄인 허인회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오른 이승택은 9번(파5), 10번 홀(파4)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다.

이승택은 13번 홀(파5), 14번 홀(파4) 연속 버디에 이어 15번 홀(파5)에서 이글로 4타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13∼15번 홀에서 이승택은 3개 홀 연속 이글 퍼트를 시도하는 진기한 모습을 연출했다.

13번 홀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3.5m 이글 퍼트가 짧았지만 버디를 잡았고 14번 홀에서는 348야드 거리에서 티샷 한 번으로 그린에 볼을 올렸다.

8m 이글 퍼트는 빗나갔지만 가볍게 1타를 줄였다.

15번 홀에서는 5m가 채 되지 않은 이글 퍼트를 집어넣었다.

이승택은 이날 4개의 파 5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타를 줄이는 괴력을 뽐냈다.

"프로가 된 지 10년 만에 첫 우승을 하니 말로만 듣던 우승이 이렇게 기분이 좋구나 실감했다"는 이승택은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할 땐 눈물을 글썽였다.

이승택은 "그동안 긴장을 많이 하는 데다 긴장감을 내려놓지 못했다. 이번 대회 때는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18번 홀 마지막 퍼트를 넣기 전에야 선두라는 걸 알았다"고 털어놨다.

5일 개막하는 신한동해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이승택은 "미국 진출 꿈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택의 벙커샷.
이승택의 벙커샷.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3년 만에 처음 최종 라운드 선두로 출발해 첫 우승에 도전했던 강윤석은 이븐파 72타를 적어내 공동 2위(13언더파 275타)에 올랐다.

7언더파 65타를 때린 한승수(미국), 4타를 줄인 염서현, 3언더파 69타를 친 김우현도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했다.

한승수는 15∼18번 4개 홀에서 버디-버디-버디-이글로 5타를 줄였다.

상금랭킹 1위 김민규는 공동 52위(3언더파 285타)에 그쳐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는 다음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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