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2부) 수원 삼성의 '레전드' 염기훈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수원 구단은 염 감독이 25일 서울 이랜드와 홈 경기 뒤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염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한 뒤 박경훈 단장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이 자리에서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구단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염 감독은 이후 거듭된 성적 부진에 분노해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은 서포터스 앞으로 가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는 "수원에 와서 많은 사랑과 질타를 받았지만, 저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왔다"면서 "우리 선수들에게 더 큰 응원을 지금처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염 감독은 수원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다.
수원에서 선수로 13시즌을 소화하며 333경기 49골 87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플레잉코치였던 그는 수원이 하위권을 전전한 끝에 김병수 감독을 경질하자 감독 대행의 중책을 맡으며 '지도자'가 됐다.
수원은 결국 창단 첫 강등을 피하지 못했으나 구단은 염 감독에게 정식으로 지휘봉을 맡기며 계속 믿음을 보냈다.
그러나 결국 '지도자 경험 부족'의 한계가 염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
4연승을 달리던 수원은 지난달 28일 경남FC와 1-1로 비긴 뒤로 내리 5연패 하며 속절없이 추락했다.
패배의 시간이 길어지는데도 염기훈호 수원은 좀처럼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때 선두였던 순위는 이날 패배로 6위(승점 19)까지 내려갔다.
염 감독도, 구단도,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시점이 찾아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