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비디오 판독 하나가 NC 다이노스와 외야수 김성욱을 동시에 살렸다.
22일 NC와 키움이 3-3으로 맞선 9회초 살 떨리는 장면이 연출됐다.
김성욱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풀카운트에 몰렸고 마무리 주승우의 6구째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다.
좌측 펜스로 날아간 타구는 그 앞에서 기다리던 관중의 글러브로 쏙 들어갔다.
키움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관중의 방해가 없었다면 타구가 펜스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질 수 있었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홈런 판정은 유지됐고, NC는 2연승으로 선두 추격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 0.199에 그치던 김성욱도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자신감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김성욱은 "2루타인지 홈런인지 몰라서 쭈뼛댔다. 확신이 없어서 간절하고 초조하게 기다렸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성욱은 "최근 공을 밀어 치는 방향으로 훈련했었는데, 코치님이 '오늘은 강하게 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그거에 집중했다"면서 "(주승우의) 주 무기가 직구이기 때문에 삼진을 당하더라도 직구는 놓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김성욱은 지난달 17일 시즌 타율 0.264를 찍은 이래 하락세를 타더니 2할까지 무너졌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그는 "안 좋은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홈런 페이스를 위안거리로 삼고 자신 있게 돌리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잘 안 풀린 날에는 빗소리 음원을 들으며 잠을 청한다면서 "아무 생각 안 하려고 노력한다"고도 말했다.
김성욱은 이날 8호 홈런을 때리며 시즌 20홈런까지 넘볼 수 있다. 개인 최다 기록은 2016시즌의 15개다.
아울러 김성욱은 2스트라이크 이후 다리를 들지 않는 노스텝으로 타격 자세를 바꾼 것이 효과적이었다면서 "저만의 방법이 생긴 것이 고무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