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3년 계약을 한 최원호(51) 감독이 1년 만에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프로야구 한화는 27일 "최원호 감독과 박찬혁 대표이사가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최원호 감독이 지난 23일 LG 트윈스와 경기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혀왔고, 26일 구단이 이를 수락했다"며 "박찬혁 대표이사도 현장과 프런트 모두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지휘한다.
다만, 감독대행 기간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 구단은 "빠른 시일 내에 차기 감독을 선임해 조속히 팀을 수습하고 시즌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화는 지난해 5월 11일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을 경질하고, 당시 퓨처스(2군)팀 사령탑이었던 최원호 감독과 3년 총액 1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3억원, 옵션 3억원)에 '1군 사령탑 계약'을 했다.
최원호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을 때 11승 19패 1로 9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최 감독이 부임한 뒤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9위(58승 80패 6무·승률 0.420)로 2023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한화는 "리빌딩 종료, 이기는 야구"를 선언했다.
시즌 초에는 7연승 행진을 달리며, 신바람을 냈다.
'21세기 한국 최고 투수' 류현진이 미국 생활을 마치고 복귀했고,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영입하며 전력이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6일 현재 한화는 승률 0.420(21승 29패 1무)으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애초 올스타전 휴식기인 7월 초까지 최원호 감독에게 기회를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6월이 되기도 전에 '감독 교체' 쪽으로 구단의 의견이 기울었다.
최원호 감독도 4월 말부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만류하던 구단도 부진이 이어지자 최 감독의 '5월 말 자진 사퇴 의사'는 받아들였다.
최 감독은 약 1년 만에 한화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이제는 '전 사령탑'이 된 최원호 전 감독은 2020년 퓨처스 사랑탑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용덕 전 감독이 물러난 2020년 6월부터 10월까지 1군 감독대행으로 일했다.
한화가 2021년 수베로 전 감독을 선임하면서 최 전 감독은 2군 사령탑으로 돌아갔다.
2023년 수베로 전 감독마저 물러났을 때 한화는 최 전 감독을 공식 1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최원호 전 감독이 감독 대행, 1군 사령탑으로 한화에서 올린 성적은 278경기 107승 162패 9무(승률 0.398)다.
감독 수업을 착실하게 받았던 최원호 전 감독마저 조기에 물러나면서 한화는 2017년 5월 김성근 전 감독, 2020년 6월 한용덕 전 감독, 2023년 5월 수베로 전 감독에 이어 4명 연속 사령탑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는 수모를 이어갔다.
2020년 11월 한화 이글스 프런트 수장(대표이사)로 부임한 박찬혁 전 대표이사는 3년 6개월 만에 팀을 떠난다.
"리빌딩을 끝내고,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던 한화의 꿈은 이렇게 물거품이 됐다.